오반 14년,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보석
오반(Oban)은 스코틀랜드 서해안의 작은 항구도시로, 인구 8,000명 남짓한 조용한 마을입니다.
그러나 이곳에는 스코틀랜드에서 손꼽히는 전통 증류소 중 하나, 바로 오반 증류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대표작이 바로 오늘 소개할 오반 14년 위스키(Oban 14 Year Old)입니다.
바다의 짠내와 하이랜드의 달콤함이 공존하는 위스키
이 한 줄로도 오반 14년의 개성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위스키는 하이랜드와 아일라 위스키의 경계선에서 숙성되며, 그만의 독특한 풍미를 완성합니다.
기본 정보 정리 – 오반 14년 스펙
항목 | 내용 |
---|---|
제품명 | 오반 14년 |
증류소 | Oban Distillery |
위치 | 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이랜드 (Oban, Argyll) |
도수 | 43% |
숙성기간 | 14년 |
캐스크 | 버번 리필 호그스헤드, 일부 셰리 캐스크 |
용량 | 700ml |
가격대 | 약 11~14만 원 (2025년 기준) |
오반 증류소 – 작은 마을의 깊은 역사
오반 증류소는 1794년에 설립, 현재도 같은 장소에서 위스키를 만들고 있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 중 하나입니다.
-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증류소들은 대부분 시골이나 섬에 위치한 데 반해,
오반 증류소는 도심 한가운데, 실제 항구와 상점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독특한 위치를 자랑합니다. - 디아지오(Diageo) 소속으로, 클래식 몰트(Classic Malts of Scotland) 시리즈의 대표 웨스트 하이랜드 라인업입니다.
오반의 위치는 하이랜드와 아일라 지역의 경계에 있어,
맛도 드라이하고 과일향이 진한 하이랜드 위스키와 가볍게 스모키한 아일라 위스키의 중간 지점을 보여줍니다.
사용된 캐스크 정보
오반 14년은 주로 리필 버번 호그스헤드(Refill Bourbon Hogshead)에서 숙성되며, 일부 셰리 캐스크(Oloroso)가 블렌딩되어 향의 복합성을 높입니다.
- 리필 버번 캐스크: 바닐라, 토피, 스파이스 등의 부드러운 향 부여
-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 소량 포함: 말린 과일, 가죽, 너트류 풍미 추가
이 두 캐스크의 조합은 우디함과 과일향, 짭짤한 바다 내음과 스파이스가 공존하는 독특한 위스키를 만듭니다.
스카치 위스키 캐스크 종류와 크기 비교
캐스크 명칭 | 용량 (리터) | 특징 및 주 용도 |
---|---|---|
쿼터 캐스크 | 약 125L | 빠른 숙성, 표면적 넓음. 라프로익에서 많이 사용 |
배럴 (ex-버번 배럴) | 약 200L | 가장 보편적. 미국 버번에서 유래 |
혹스헤드 | 약 225~250L | 배럴보다 큼. 스카치에서 많이 쓰임 |
벗 (쉐리벗) | 약 475~500L | 셰리 와인 숙성에 쓰이던 캐스크. 깊은 향 부여 |
펀천 | 약 500~600L | 럼 또는 셰리 캐스크, 숙성 속도 느림 |
포트 파이프 | 약 550~650L | 포트 와인 캐스크. 피니시용으로 사용 |
튠 | 1000L 이상 | 블렌딩 용도 또는 대규모 숙성용 |
참고 포인트
- 용량이 작을수록 숙성 속도 빠름 → 표면적 대비 위스키 비율이 높기 때문
- 큰 캐스크는 숙성이 천천히 진행 → 풍미가 섬세하게 발달
- 오반 14년은 주로 Hogshead와 일부 셰리 Butt 캐스크를 사용
테이스팅 노트
Nose – 향
잔을 코에 가까이 대면, 은은한 스모크 향이 가장 먼저 느껴집니다. 이 향은 마치 바닷가의 젖은 나무나 살짝 타오르는 불씨를 연상케 하며, 뒤이어 짭짤한 해풍의 미네랄감이 섞여듭니다. 이어서 오렌지 껍질, 말린 살구, 벌꿀, 잘 익은 복숭아 같은 달콤하고 상큼한 과일향이 퍼집니다. 마지막으로는 **바닐라, 토피, 따뜻한 스파이스(시나몬, 넛맥)**가 고요히 마무리를 짓습니다.
- 부드러운 스모크 향이 먼저 피어오릅니다.
아일라 위스키처럼 강하지 않고, 은은하게 해초와 바다 내음이 느껴집니다. - 곧이어 오렌지 껍질, 벌꿀, 말린 살구,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향이 균형을 잡아줍니다.
- 마지막으로 토피와 바닐라, 스파이스의 여운이 남습니다.
포인트: 달콤함과 짭짤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합적 향
Palate – 맛
입 안에 머금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부드러운 꿀과 오렌지 마멀레이드의 단맛입니다. 이내 사과, 배, 복숭아 같은 과실의 단맛이 이어지고, 중간부터는 검은 후추, 정향, 오크 스파이스가 입안을 감돕니다. 바닷물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약간의 염도와 미네랄 느낌이 맛의 입체감을 더해줍니다. 전체적으로는 중간 바디, 질감은 매끄럽고 유연합니다.
- 입에 머금자마자 꿀과 바닐라, 사과, 오렌지 마멀레이드 같은 단맛이 펼쳐집니다.
- 곧이어 오크 스파이스, 약간의 검은 후추, 바닷바람을 연상시키는 미네랄감이 균형을 잡습니다.
- 중간 바디감이며, 무겁지 않고 매끄럽습니다.
포인트: 깔끔한 첫 맛과 균형 잡힌 바디
Finish – 피니시
삼킨 후에는 길고 복합적인 여운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살짝 스모키한 오크향이 감돌고, 그 뒤를 **은은한 단맛(바닐라, 꿀)**과 **짠내음(해풍)**이 따라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간의 말린 허브, 너트, 향신료의 흔적이 입 안에 오래 머뭅니다. 목 넘김 후 느껴지는 미세한 씁쓸함이 위스키의 깊이를 더해줍니다.
- 은은한 스모크와 오크의 여운이 오래 지속됩니다.
- 짠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루며, 아주 긴 마무리를 가진 위스키입니다.
추천 음용법
방식 | 특징 |
스트레이트 | 향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음. 가장 추천되는 방식 |
약간의 정제수 | 향이 열리며 과일향과 스모크가 더 분명해짐 |
온더락 | 바디가 가벼워지고 단맛이 부각됨 |
하이볼 | 풍미가 희석되므로 추천하지 않음 |
페어링 추천
- 훈제 연어, 가리비 버터구이, 브리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 말린 무화과, 다크초콜릿, 너트류 안주도 궁합이 좋습니다.
재미있는 상식 – 오반 위스키를 더 깊이 즐기는 팁
디아지오 클래식 몰트 시리즈의 대표
오반 14년은 디아지오의 클래식 몰트 시리즈 중 웨스트 하이랜드 지역을 대표하는 싱글몰트입니다.
이 시리즈는 각 지역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증류소의 제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 | 대표 제품 |
하이랜드 | 달위니 15년 / Dalwhinnie 15 |
스페이사이드 | 크라겐모어 12년 / Cragganmore 12 |
아일라 | 라가불린 16년 / Lagavulin 16 |
로우랜드 | 글렌킨치 12년 / Glenkinchie 12 |
아일오브스카이 | 탈리스커 10년 / Talisker 10 |
웨스트 하이랜드 | 오반 14년 / Oban 14 |
2. “Game of Thrones” 한정판의 베이스
오반 증류소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한정판 위스키 시리즈에서 ‘The Night’s Watch’ 라인업으로 소개되며, 글로벌 팬들에게 더욱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3. 생산량이 적어 ‘수작업’ 감성 유지
오반은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2기의 증류기만으로 운영되는 증류소입니다.
이 덕분에 매년 소량 생산되며, 비교적 전통적이고 수작업적인 생산 방식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오반 14년 요약 정리
항목 | 요약 |
스타일 | 웨스트 하이랜드 싱글몰트 |
향 | 부드러운 스모크, 과일향, 바다 내음 |
맛 | 달콤함 + 짠맛 + 스파이스의 조화 |
바디감 | 중간 (미디엄) |
피니시 | 길고 우아함 |
캐스크 | 리필 버번 + 일부 셰리 캐스크 |
추천 음용법 | 스트레이트 / 소량 물 첨가 |
추천 대상 | 하이랜드 + 아일라 스타일을 모두 좋아하는 분, 깊은 여운을 찾는 애호가 |
경계에서 피어난 위스키
오반 14년은 깊고 정제된 풍미를 지닌 위스키입니다.
하이랜드의 과일향과 아일라의 스모크함, 바닷바람과 오크의 흔적이 모두 하나의 병에 녹아 있습니다.
이 위스키는 특별한 날에 꺼내어 음미하는 위스키로도 어울리고,
위스키를 천천히 이해해가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기도 합니다.
한 잔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여러가지 맛이 어우러진 복합성과
적당한 바디감, 육지와 바다의 풍미가 골고루 느껴지는 밸런스까지.
그 모든 것이 바로 오반이 가진 매력입니다.
“하이랜드와 아일라의 교차점에 서 있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한 잔 – 오반 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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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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