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리 가쿠빈, 모두가 열광했던 일본 하이볼계 1티어 위스키

위스키 열풍의 시작을 알린 위스키가 있습니다. 바로 산토리 가쿠빈 입니다. 일본에서는 국민 위스키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고, 우리나라에서도 하이볼 하면 가쿠 하이볼으로 통할 만큼 유명한 제품 입니다. 하이볼로 마셨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전설의 위스키 산토리 가쿠빈에 대해서 리뷰해 보겠습니다.

각진 병 모양에서 유래한 이름인 ‘각병’이라고 불리는 위스키 가쿠빈. 위스키 입문자든 마니아든 한 번쯤은 마셔봤거나 언젠가는 마시게 될 위스키 입니다.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
산토리 가쿠빈 위스키

가쿠빈이 뭐냐고? 그냥 일본 위스키의 표준이야

산토리 가쿠빈은 1937년에 처음 나왔는데요, 일본 최초의 위스키 회사 산토리(Suntory)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당시 산토리의 창업자 토리이 신지로가 다케츠루를 영입하며 만든 위스키 브랜드가 바로 산토리 입니다.
타케츠루는 이후 산토리를 나와 요이치에 닛카 위스키를 창업하게 됩니다.

산토리 가쿠빈의 원래 이름은 ‘산토리 위스키’였습니다. 거북이 등껍질같은 병의 디자인 때문에 ‘각병’이라고 불리었는데, 이 별명이 나중에 공식 이름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산토리 가쿠빈은 일본 국민들이 지어준 이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토리 가쿠빈은 일본에서 하이볼용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모 방송에서 얼그레이 하이볼을 만들어 마시는 영상이 퍼지며 유명해지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하이볼을 위해 태어난 위스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토리 가쿠 하이볼 광고 모음

당시 일본에서 위스키 하이볼의 열풍을 일으켰던 가쿠빈 하이볼의 광고 입니다.
이 광고로 인해 퇴근 후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위로받던 일본 직장인들은 하이볼 열풍에 빠지게 됩니다.


일본 여행에서 마주친 가쿠빈의 진짜 매력

저는 일본 후쿠오카 여행 중, 한 저녁 오뎅바에서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을 처음 만났습니다.
작고 따뜻한 오뎅바 안,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에서 눈에 띈 것은 단연 “가쿠 하이볼 角ハイボール”.
하이볼 전용 각진 유리컵에 얼음 가득, 어떠한 첨가도 장식도 하지 않은 위스키+소다의 가쿠빈 그 자체의 매력은 마셔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캬-!” 하고 명치부터 올라오는 소리,
첫 모금에서 느껴진 감각은 단순하지만 정말 상쾌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위스키의 향은 분명히 느껴지고,
무겁지 않은 바디감은 오뎅 전골과도 아주 잘 어울렸죠.

그날 그렇게 산토리 하이볼을 경험하고 다음에 일본에 들렀을 때는
이자카야에 들리게 되었는데, 그 날 주문한 안주는 **닭꼬치(야키토리)**와
간장 소스에 구운 가지, 그리고 살짝 데친 연어살이었습니다.
기름지고 짭짤한 맛을 하이볼이 시원하게 씻어주는 그 느낌 때문에
일본에 여행갈때마다 어떤 가게에서든 산토리 하이볼을 계속 찾게 됩니다.
고급 위스키의 깊은 풍미를 찾기보다는, 일상의 술로서 함께하기 좋은 느낌이랄까요.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은 저에게 있어 여행의 경험 그 자체로 기억됩니다.


니트로는 솔직히 별로! 그러나 하이볼이 있다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만드는 과정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만드는 과정

가쿠빈의 가장 큰 장점은, 하이볼로 만들었을 때 발휘됩니다.
사실 니트로 마시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위스키 입니다.
니트로 마실 경우 알코올 특유의 쓴맛이 거북하게 느껴지고, 단맛 또한 깊이가 별로 없습니다.
약간의 바닐라향과 우디함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 위스키가 맛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이볼로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일본 여행가서 이자카야 하이볼을 드셔보신 분들은 그 맛을 바로 아실꺼라고 생각합니다.
깔끔하고 시원하고 청량한 그 기분!
꼬치구이로 가득찬 입속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바로 그 맛입니다.
하이볼은 왜 가쿠빈인지 한 방에 이해가 됩니다.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이렇게 만드세요.

레시피는 아주 간단해요.

  • 하이볼 전용잔에 꽁꽁 언 얼음 가득
  • 가쿠빈 위스키 30ml
  • 톡 쏘는 탄산수 또는 토닉워터 가득(저는 집에 있는 진저에일을 사용했습니다)
  • 가볍게 한두 번 저어주고 레몬필 살짝 뿌리면 완성!(레몬이 없으면 생략 가능)
하이볼 만드는 과정-진저에일을 붓는 모습
하이볼 만드는 과정-진저에일을 붓는 모습

무겁지 않고 상쾌한 청량감에, 고기나 튀김 요리랑 찰떡입니다.
아마 후쿠오카 여행 가셔서 텐진 호르몬에 하이볼 드신 분들은 그 느낌을 바로 아실 것 같아요.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서 저녁에 한 잔씩 하면 우리집이 바로 후쿠오카, 오사카 입니다.
저는 이것 때문에 가쿠빈 전용 잔도 샀습니다!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전용 잔
가쿠빈 하이볼 전용 잔

가격은? 저가였지만 이젠 아니다

산토리 가쿠빈은 700ml 한 병에 3만 원 안팎입니다.
한창 위스키 품귀가 심할 때는 4만원대 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이제 거품이 많이 걷혔습니다.
사실 요즘 1~2만원대 저가 위스키들이 엄청 많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가성비는 이제 느낄 수 없지만 그래도 하이볼로 만들면 맛으로 더 비싼 위스키도 한 수 접어줍니다.

제 생각에 하이볼로 호불호 없이 즐기시려면 산토리 가쿠빈 입니다.

저렴한 위스키는 많지만 하이볼로 이정도의 맛과 감성을 보여주는 위스키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니트로는 이야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하이볼로 최적,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위스키

산토리 가쿠빈은 무조건 하이볼 입니다. 깊고 복합적인 맛을 원하시는 분들께는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하이볼 한 잔 하기엔 딱이에요. 그리고 일본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는 위스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 위스키로 만든 하이볼이 거의 국민 하이볼 수준이기 때문에 RTD(Ready-To-Drink) 제품도 알콜도수 7% 제품과 9%로 나뉘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습니다.

산토리 가쿠빈 하이볼 캔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산토리 하이볼 캔

니트로 마시기 위한 입문용 위스키는 다른걸 추천 드려요

위스키 처음 접하는 분들, 고급 양주를 맛보시길 원하는 분들께 가쿠빈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향에서도 콕콕 찌르는 자극적인 알콜 향이 진하고, 맛도 알콜맛이 지배적이고, 풍미도 많이 떨어지거든요. 입문용으로 진짜 맛있는 위스키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포스팅 링크들을 클릭 해주세요!

이제 날씨도 점점 더워지는데 삼겹살 드시고 시원한 하이볼 드시고 싶은 분들은 산토리 가쿠빈 추천드립니다!
산토리 가쿠빈 한 병이면 정말 맛있는 하이볼 23잔 드실 수 있어요.


✍ 글쓴이 소개

When I Travel
커피와 위스키, 여행을 사랑하는 블로거. 새로운 경험들을 기록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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